메뉴 건너뛰기

논평 화요논평입니다.~

진해여성의전화 2018.06.19 13:51 조회 수 : 33

[성폭력 피해자 꽃뱀몰이를 멈출 최소한의 제동장치, 이제야 시동 걸다]

 

지난 528, 대검찰청은 성폭력 사건 수사가 끝나기 전까지 검찰이 무고 사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성폭력 수사매뉴얼을 배포했다고 밝혔다.

 

수사·재판기관이 성폭력에 대한 몰이해로 인해 사건과 무관한 피해자의 성 이력이나 고소전력, 외모나 나이 등을 근거로 피해 사실을 의심하고 선별하는 관행은 오래전부터 만연하다. 성폭력에 대한 통념이 지배적인 한국 사회에서 피해자가 국가기관으로부터 도리어 피의자로 질책 받는 상황은 매우 심각한 2차 피해를 발생시킨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성폭력특별법 제정 10년인 2004년부터 이러한 상황에 문제제기해왔고, 성폭력 피해자를 무고로 역고소할 경우에 대한 조건을 강화할 것을 주장해왔다. 특히 성폭력범죄에 대한 형사사법절차가 완전히 종결된 후에 무고 수사가 진행되도록 하는 등의 안전장치를 위해 관련 법규 개정이나 수사지침 마련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여 이를 골자로 수사매뉴얼을 개정한 대검찰청의 결정은 당연하다. 이런 시국에 스튜디오 강제 촬영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가 대검찰청 수사매뉴얼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하니 참으로 가당치도 않다. 가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본 지침이 평등권을 침해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너도 좋았으니까 저항하지 않은 것 아니냐

사귀던 사이에 사소한 다툼이 있었던 일로 앙심을 품은 것은 아니냐

너 같은 피해자는 본 적이 없다, 꽃뱀임이 분명하다

 

범죄 피해자로서, 국민으로서 국가 기관의 보호를 받기는커녕 위협과 강압, 도리어 피의자로 몰리는 억울함을 겪는 피해 여성의 기본권은 어디 있는가. 이제야 성폭력 피해자가 공정한 수사를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가 '매뉴얼'이라는 형태로 마련되었을 뿐이며, 이것이 제대로 시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단계에 불과하다. 스튜디오 강제 촬영 성폭력 사건을 비롯한 한국의 성폭력 피해자가 2차 피해 없이 제대로 수사·재판받는 일, 이 당연한 권리 실현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으며 이를 막으려는 헛된 시도는 당장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화요일 화요논평’ 2018060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5 (화요논평) 신당역 '여성 살해' 사건 200일, 스토킹 처벌법 제정 2년 달라진 것은 없다 진해여성의전화 2023.05.09 0
184 (화요논평) 차별과 폭력 양산하는 정상가족주의 해체하라 – 생활동반자법 발의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3.05.18 0
183 (화요논평) 성차별로 얼룩진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 과정 - 정당은 이제라도 부적격한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하고 성평등 국회를 만들기 위한 책무를 다하라 admin 2024.04.03 0
182 (화요논평) 과거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각 정당은 뼈아픈 자기반성에서부터 시작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2.05.19 1
181 ( 화요논평) 스토킹 가해자는 처벌하지 않고 피해자 보호시설만 만들면 되나? 진해여성의전화 2022.12.29 1
180 (화요논평) 감호시설만으로 부족하다. 가정폭력 피해자의 안전을 위해 가해자 처벌 강화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3.01.04 1
179 (화요논평) JTBC는 조직문화 쇄신하고, 반복되는 성폭력을 멈춰라 진해여성의전화 2023.05.09 1
178 (화요논평) 우리는 여전히 힘을 잃지 않습니다 -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2.03.21 2
177 2022년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남여성 기자회견문 진해여성의전화 2022.06.02 2
176 (화요논평) ‘엄마 행복 프로젝트’가 여성정책? - 지방자치단체, 제대로 된 성평등 정책이 필요하다! 진해여성의전화 2022.07.01 2
175 (화요논평) 국가는 더 이상 여성폭력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 - 스토킹처벌법 개정계획 발표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2.10.05 2
174 (화요논평) 여성폭력을 여성폭력이라 부르지 않겠다는 정부,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다. 명백한 본질 호도다. 진해여성의전화 2022.12.07 2
173 (화요논평) 성희롱과 임금차별이 ‘청년의 노동권 보호’로 해결 가능하다고? - 고용노동부의 중소금융기관 기획감독 결과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3.03.16 2
172 (화요논평)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강력한’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진해여성의전화 2022.03.25 3
171 (화요논평) 여성가족부 폐지 추진 당장 중단하라 - 성평등 관점 없는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은 불가능하다. 진해여성의전화 2022.04.07 3
170 (화요논평) "국가가 죽였다"-신당역 여성살해 사건에 부쳐 admin 2022.09.21 3
169 (화요논평) "말” 뿐인 대책 말고 진정한 피해자 권리 보장 실현하라 - 스토킹처벌법 시행 1년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2.10.28 3
168 (화요논평) 기존 통계의 나열로 그친 ‘첫’ 여성폭력통계 잘못된 정책생산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진해여성의전화 2023.01.11 3
167 (화요논평) 성범죄 가해자에게 악용되는 국민참여재판, 이대로는 안 된다 - 작년 한 해 성범죄 국민참여재판, 무죄율 53%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3.05.09 3
166 (화요논평) 성폭력에 ‘성적 수치심’이 아니라 불쾌감을 느껴 무죄? admin 2023.05.30 3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