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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이하 잼버리)’에 참여하던 한국스카우트 전북연맹 제900단은 잼버리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직위원회의 대응에 반발하며 조기 퇴소하였다. 8월 2일, 한 태국 남성 지도자가 여성 샤워실에 무단 출입하였고 이를 조직위원회에 신고하였으나 피·가해자 분리는커녕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것이다. 조직위원회를 포함한 종합상황실에서는 해당 사건을 문화적 차이로 판단, ‘가벼운 조치, 경고를 취하고 사건 종결’, ‘어떠한 성적 괴롭힘(Sexual harassment)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직위원회가 단언한 조사 결과가 그렇게 명확하다면, 피해자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왜 이를 납득할 수 없었는가. 행사가 단 12일간 진행되는데도 왜 이들은 며칠씩이나 적절한 응답을 들을 수 없었는가. 4만여 명이 집결하는 대규모 행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폭력에 신속하게, 정확하게 대응해야 할 조직위원회는 도대체 어떠한 방침으로 응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측에서도 가해자가 ‘더워서 그랬다’는 증언을 일관적으로 진술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성적 목적의 침입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성적 괴롭힘은 가해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해당 언행이 타인에게 성적인 불쾌감을 주었는가가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 국내법이나 국제적 기준 모두에서 ‘가해자의 의도’는 그 판단의 요소로 고려하지 않는다. 사건의 상세한 정황은 밝혀진 바 없으나, 그럼에도 경찰의 설명이 납득되지 않는 이유이다.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으로서 본 사건을 책임 있게 해결해야 할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사건에 대해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는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김현숙 장관은 그 무지와 무능에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나, 여성가족부는 이제라도 잼버리의 책임 주체이자 정부의 여성폭력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로서 제대로 기능하고 대응하길 바란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본 사건을 비롯, 언론에 제보된 바 있는 불법촬영 등 잼버리 내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라. 더불어 현재 수도권 등으로 대피하고 있는 잼버리 참가자들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져라.

 

* 관련 기사 : https://www.yna.co.kr/view/AKR20230806040200055?input=1195m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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