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논평 화요논평입니다~

진해여성의전화 2017.07.13 09:07 조회 수 : 44

[아무것도 아닌 것은 당신들의 사과’ - 공직자·정치인들의 반복되는 성차별적 언행에 부쳐]

 

2만 여명의 학교 비정규직 급식 노동자들이 전국의 초··고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참여한 데 대해, 지난 9일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의원이 조리사는 아무것도 아니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 되어야 하는 거냐라는 등의 반여성적 비하 발언을 하여 파문을 일으켰다. 11, 이 의원은 밥하는 아줌마들이라고 말한 의미는 엄마와 같은 뜻”, “어머니가 안 계시는 밥상은 허전한 밥상이라는 등 횡설수설하는 사과로 더 큰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성차별적인 인식을 재차 드러낸 이 의원의 사과는 그가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음을 확실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당대표는 지난 대선 시기 남녀가 하는 일은 따로 있으며 하늘이 정한 것”, “설거지는 여자가 하는 일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대선후보 TV토론을 통해 이에 대해 사과한 일이 무색하게도, 연이어 돼지흥분제를 이용한 성폭력범죄에 공모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퇴 촉구를 받았다. 당시 홍 대표는 대선토론 방송에서 잘못된 행동이었음을 반성한다고 하면서도 “12년 전에 이미 공개되어서 고해성사까지 하고 잘못했다고 했는데 또 문제 삼는 것은 참 그렇다고 말하며 오히려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성차별적 행태를 끊임없이 갱신했다. 결국 홍 대표는 대선후보 사퇴는커녕 지난 3일 당대표로 선출되기에 이르렀다.

 

한편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혐오로 점철된 글들을 수차례 책으로 펴냈고, 이에 대해 논란이 커지자 자신의 SNS를 통해 “10년 전 당시 저의 부적절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 “현재 저의 가치관은 달라졌지만 당시의 그릇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저서의 내용이 드러나 문제가 되었던 자를 행정관으로 발탁한 청와대에서는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의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여성 비하와 성차별적 발언, 그에 대한 진정성 없는 사과와 끊임없는 문제의 반복은 사실 익숙한 일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2004년 가정폭력의 원인에 대해 부산 여자들이 드센 이유도 있다고 발언한 바 있고, 이에 대해 2015년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가정폭력 원인이 술에 있다 하려다 불필요한 말이 나왔다는 취지의 부적절한 해명과 함께 사과했다.[참고:http://herstory.xyz/items/show/164159]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덜 예쁜 여자를 골라야 성심성의껏 서비스를 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고, “농담이었다”, “성매매 업소가 아닌 발마사지 업소였다”,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취지였다는 해괴한 해명을 쏟아냈다.[참고:https://hotline.or.kr:41759/10586] 이후 이명박 정부는 저출산 종합 대책으로 낙태 방지 정책을 시행하는 등[참고:https://hotline.or.kr:41759/10668] 여성 인권을 퇴행시키는 국정 수행의 행보를 이어간 바 있다.

 

이처럼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파문 발언에 비친 성차별적 의식은 사소한 문제’, ‘실수로 치부되어 왔으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징계를 받기는커녕 화려한 경력에도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았다. ‘성차별’, ‘여성비하’, ‘여성혐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대함의 역사는 오늘의 이언주, 홍준표, 탁현민을 만들어냈다. 진정한 사과는 그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수반할 때 완성된다.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정운영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들이라면 그 책임이 더욱 엄중할 것이다. 이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예의주시 되는 이유다.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170711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 (화요논평) “페미라서 맞아야 한다”? - 여성폭력을 방치하는 정부 정부는 여성폭력 관련 인식 개선 예산을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전면 폐기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3.11.10 5
144 (화요논평) 성찰 없는 '벼락' 징계로는 아무것도 바로잡을 수 없다 - '설치는 암컷' 등 연이은 정치권의 성차별 발언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3.12.11 5
143 2021 분노의 게이지 -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뻔한 여성 1.4일에 1명 진해성폭력상담소 2022.03.11 6
142 [비상시국선언문] “인권과 존엄이 무너지는 한국사회 국회는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으로 시대적 사명을 다하라” 진해성폭력상담소 2022.05.04 6
141 (화요논평) 포스코의 성폭력 사건 처리 원칙은 ‘관용 원칙’인가 - 고용노동부는 엄중히 대응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2.07.01 6
140 (화요논평) '낙태죄' 폐지 이후 3년, 우리의 싸움은 멈추지 않는다-국가는 여성들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법제도 마련으로 응답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2.07.12 6
139 (화요논평) 법무부 ‘새 정부 업무계획’에서 실종된 스토킹 근절 대책 진해여성의전화 2022.08.08 6
138 (화요논평)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체계 강화한다면서 여가부 폐지?- “네”라는 대답은 잘못됐다 진해여성의전화 2022.08.30 6
137 (화요논평) 전화 안 받았으니, 스토킹 무죄? 판사 교육 의무화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2.11.11 6
136 (화요논평) '성평등','성소수자' 삭제될 수 없는 가치, 2022 교육과정 개정안 즉각 폐기하라. -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2.11.30 6
135 (화요논평) 2022 분노의 게이지 -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 1.17일에 1명 진해여성의전화 2023.03.16 6
134 [강간죄 개정을 위한 릴레이 리포트 4탄] 청소년으로 겪은, 원치 않은 성관계 진해여성의전화 2023.07.06 6
133 (화요논평) 전 여자친구니까 성폭력을 '가정적으로 승낙'했을 것이다? - 수사기관은 친밀한 관계 내 발생하는 성폭력에 관한 통념을 부숴라! 진해여성의전화 2023.08.11 6
132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친밀한 관계에서의 동의없는 성관계,무혐의?" 진해성폭력상담소 2022.03.25 7
131 (화요논평) 용화여고 스쿨미투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 스쿨미투, 끝까지 싸운다! 이제 시작이다! 진해여성의전화 2021.10.08 7
130 [화요논평] '여성' 삭제한 '여성가족부' 업무 추진계획-행정부의 '여성' 지우기, 당장 중단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3.01.30 7
129 [강간죄 개정을 위한 릴레이 리포트 3탄] '성매매'라고 불린, 원치 않은 성관계 진해여성의전화 2023.07.06 7
128 [강간죄 개정을 위한 릴레이 리포트 5탄] 장애여성이 '주체'가 되는 동의 진해여성의전화 2023.07.06 7
127 (화요논평) 민간 경호 업체가 스토킹 피해자를 보호한다고? - 국가는 민간에게 책임을 넘기지 말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책무를 다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3.08.11 7
126 (화요논평) 성폭력이 ‘문화적 차이’? 조직위원회는 잼버리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제대로 규명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3.08.11 7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