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논평 화요논평입니다.

진해여성의전화 2018.08.08 08:38 조회 수 : 157

http://hotline.or.kr/board_statement/39814 조회 수 13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이 게시물을

180724_화요논평 꼭지_수정 3.png

 

180724 [화요논평] 가정폭력 피해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피해자 의사존중”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살려 달라’는 여성의 신고 전화에 경찰은 최우선 출동상황인 ‘코드제로(Code 0)’ 지령을 내렸고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가해자를 검거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한다. 출동 당시 피해자는 테이프로 묶인 채 알몸으로 욕조에 감금된 상태였고, 폭행과 물고문을 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음 날 법원은 피해자인 아내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고 한다.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피해자를 고문 기술자와 한 방에 몰아넣은 것과 같은 처사다. 가정폭력에 무지한 법원의 결정은 참혹한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올해 3월, 동거녀에 대한 상습적인 폭력과 방화미수 등의 혐의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건에 대해 법원은 역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영장기각 40여 일 후인 지난 5월, 피해자는 가해자에 의해 무참히 살해됐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가해자 처벌 의사를 선뜻 밝히지 못하는 데는 ‘남편’, ‘아이들의 아버지’, ‘경제 공동체’와 같은 친밀한 관계라는 특수성이 있다. 또한 가해자의 폭력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피해자에게 신고 이후 이어질 보복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도 크게 작동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가정폭력 피해자의 가해자 처벌 불원 의사를 기계적으로 해석하고, “피해자 의사존중”이라는 핑계로 가정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그 결과, 피해자의 안전과 인권은 완전히 방치되고 말았다.

 

여기에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도 일조한다. 이 법이 피해자의 인권보장보다 가정의 유지・보호를 우선적인 목적으로 하고, 형사처벌에 대한 의사결정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피해자의 의사존중’ 조항을 유지하는 한, 가정폭력 범죄에 대한 사회의 제대로 된 개입과 피해자의 안전보장은 요원하다.

 

가정폭력에 대한 국가의 개입 실패로 피해자들이 목숨을 잃는 일은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기계적인 피해자 의사존중이 아닌, 가정폭력의 특수성을 고려한 ‘진정한’ 피해자 의사존중이 필요하다. 상기 사건에 대해 경찰과 법원은 이제라도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야 한다.

 

 

* 관련기사: http://m.news.nate.com/view/20180723n33829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화요일 ‘화요논평’ 180724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0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입장문] 주권자의 힘으로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했다 진해여성의전화 2025.01.15 103
209 [화요논평] “최말자는 무죄다” - 60년 만의 재심 개시,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정의의 길로 함께 가자 진해여성의전화 2024.12.26 120
208 무죄로의 역주행, 성폭력판결 이대로 안전한가? 진해여성의전화 2024.12.23 198
207 윤석열 대국민담화에 대한 긴급논평 file 진해여성의전화 2024.12.12 106
206 세계인권선언기념일 기념 한국여성의전화 성명 file 진해여성의전화 2024.12.11 107
205 헌법·법률 위반 내란죄 범죄자 윤석열을 탄핵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4.12.06 121
204 (긴급성명)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당장 비상계엄을 해제하라 file 진해여성의전화 2024.12.04 109
203 (성명서) 동덕여대 남여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 관한 입장문 진해여성의전화 2024.11.28 139
202 [화요논평] 신고했음에도 살해당한 여성들의 연이은 죽음에 분노하며 진해여성의전화 2024.11.27 106
201 아동성추행 혐의를 받는 김해 지역구 경남도의원은 즉각 의원활동을 중단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4.11.12 177
200 경남지역 텔레그램 불법합성물(딥페이크) 사태 실질적 대책촉구 연대 기자회견 진해여성의전화 2024.11.06 144
199 [화요논평]가정 내 폭력, 신고해도 죽음을 막지 못하는 국가 - 제대로 된 실태 파악, 가정폭력처벌법 전면개정, 인식개선 모두 시급하다 진해여성의전화 2024.11.06 110
198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 대한 논평] 제 기능을 상실한 여성가족부, 윤석열 대통령은 하루 빨리 장관을 임명하고 여성가족부를 강화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4.11.01 116
197 [공동성명] 허위영상물 소지죄에 “알면서” 문구 삭제한 수정안 통과 환영한다! 제대로 된 성폭력처벌법 개정, 국회는 책임을 다하라! 진해여성의전화 2024.09.30 109
196 경남지역 텔레그램 불법합성물 사태 대응 연대 기자회견 진해여성의전화 2024.09.03 145
195 (공동성명) 문제는 온라인 남성문화다. 우리가 뒤엎는다 진해여성의전화 2024.08.29 130
194 (화요논평) ‘딥페이크 성착취물’이 범죄인 줄 모르는 자 없다 - 대통령의 디지털 성범죄 대응 주문에 부쳐 진해여성의전화 2024.08.28 118
193 [화요논평] 성별 구분 빠진 '친밀한 관계'에 의한 살해 통계? 제대로 된 공식 통계 발표하라! admin 2024.08.21 115
192 [화요논평]한국 사회의 여성폭력 현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복되는 우려와 권고 - 정부는 더 이상 국제법상 의무를 저버리는 우를 범하지 마라! admin 2024.08.08 133
191 [화요논평] 여성가족부 장관 공석 6개월째,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나 admin 2024.08.08 119
SCROLL TOP